문영만 기자
내년 의과대학 정원이 기존 3,000명에서 4,500명으로 확대된 가운데, 한국갤럽 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감은 79%로 집계되었고, 정부의 의사계 반발 대응은 6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2024년 의과대학 정원이 대폭 늘어나는 정부 계획에 대해 국민의 과반수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동시에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도 크게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대 정원 확대가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56%로 과반수를 넘었고,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35%였다.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9%에 그쳤다.
다만, 정부의 정책 실행 과정에서 의료 공백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이후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진료 차질 우려가 증가했으며, 응답자의 79%는 "진료받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는 9월 69%에서 79%로 증가한 수치로, 특히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정부의 의사계 반발 대응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정부 대응이 잘못됐다"고 답했으며, 긍정 평가는 18%에 그쳤다. 의대 정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조차 절반 이상이 정부의 대응 방식에 실망을 표했다.
또한, 정원 확대와 관련해 신뢰하는 주체를 묻는 질문에서는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39%, "의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35%로 나타나며, 양측이 팽팽한 경향을 보였다. 성향 보수층의 60%는 정부를, 진보층의 48%는 의사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중도층은 양쪽 의견이 비슷했다.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절반에 달했다. 응답자의 50%는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므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40%는 "이미 입시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조정해선 안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의대 증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중 60%도 신입생 인원 조정을 지지했다.
이번 조사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사계 간 대립으로 인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와 정책 실행 과정의 미흡함이 국민적 불안감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1.0%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